평점: 4 / 5 ( ★★★★☆)
- 이 책 자체가 얼마나 좋은 책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과학적으로 엄밀하지 않은 부분도 많은 거 같고, 최신 연구 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 하지만 이 책은 ADHD에 대한 제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줘서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요약
통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ADHD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최대 20%까지 된다고 합니다. 근데 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ADHD는 확실히 현대 사회를 사는데 굉장히 불리한 "병"입니다. 오죽하면 ADHD의 대부분이 기분장애를 (우울증, 조울증 등) 앓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이런 병이 20%나 되는 종이 생존한다는 게 진화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ADHD가 왜 인간의 유전자 풀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 진화심리학이란?
진화 심리학은 인간의 여러 심리 현상의 원인을 진화론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예시는 Agency Detection이라는 심리현상인데요.
인간이 어떤 사물이나 소리를 들었을 때 단순 자연 현상이 아닌 꼭 어떤 생물이라고 가정하는 현상입니다.
- 풀숲에서 갑작스럽게 소리를 들어면 뭐야 "야생 동물인가? 귀신인가?"라는 소리가 나오지, "뭐야! 바람인가?"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 3개의 점을 보면 단순히 점일 뿐인데 사람의 얼굴을 봅니다.
이걸 진화 심리학으로 설명하면 이런 Agency Detection이 있는 개체와 없는 개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풀숲에서 소리가 났을 때 다른 인간이나 야생 동물이라고 가정하면 당연히 경계 태세를 하고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이 소리가 물론 바람일 수 있으면 괜히 경계한 거지만 진짜로 호랑이 같은 야생 동물일 때는 경계를 하지 않으면 생존 확률이 현저히 낮아집니다. 그래서 Agency Detection이 인간의 유전자 풀에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 ADHD의 진화 심리학적 기원
우선 ADHD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 ADHD는 선천적인 현상입니다. 성인 ADHD도 성인이 돼서 ADHD를 발견했다는 거지, 태어날 때 부터 증상이 없으면 ADHD가 아닙니다.
- ADHD는 선천적으로 뇌에 도파민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반인에 비해 뇌에 도파민이 부족하니깐 그걸 채우려고 과잉 행동이 나타나고 집중이 어려운 겁니다.
- ADHD는 스펙트럼입니다. 어떤 사람이 ADHD고, ADHD가 아니고로 나눌 수 있기 보다는, 20%의 ADHD 성향이 있다, 80%의 ADHD 성향이 있다, 식의 스펙트럼입니다.
자, 그럼 ADHD는 왜 인간의 진화에 함께 한 걸까요? 정답은 ADHD 성향이 옛날에는 유용했기 때문입니다. 고대에는 인간에게 2가지 삶의 방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 농부: 한 곳에 정착해서 동물을 사냥하기 보다는 작물을 기르고 가축을 육종하고 (돼지, 소 등) 분업하고, 전문성을 기르며 사회 이루는 방식
- 사냥꾼: 여러 곳을 돌아 다니면서 동물을 사냥하고 열매를 캐는 방식
당연하게도 농부의 방식이 전문적이기도 하고 사냥이라는 확률에 의지하는 방식에 비해 유리해서 사냥꾼은 점점 멸종하고 농부들이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진화가 일어나는 방식이 환경에 따라 유전자풀에 특정 유전적 형질의 빈도가 늘거나 주는 방식이라, 갑자기 다 없어질 수는 없습니다. (압도적으로 특정 환경에 너무 불리하지 않은 이상) 그래서 사냥꾼의 유전자도 현대까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진화가 일어나는 자세한 방식은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 그래서 어쩌라고!?
이걸 알았으니 어떻해야 할까요? 저자는 크게 2가지를 말합니다.
- ADHD는 단순히 농부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병이라고 분류됐지만 생존에 유리할 수도 있었다. ADHD를 앓고 있는 자들이여!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되지 말아라.
- ADHD가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이게 어떤 상황에 유리한지 알았으니 그에 유리한 직업을 선택해라.
감상
제가 ADHD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다양한 자료도 읽고 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해서 더 이상 새로울 건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그렇다고 뭐가 크게 바뀐 건 아니지만 제 자신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1가지 아직도 고민은 ADHD 약을 먹으면서 ADHD 성향이 다소 괜찮아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인생의 삶의 방식에 제 ADHD 성향이 녹아 있기도 하고, 증상이 100% 없어지는 건 아니라 여러 실수나 집중력 이슈가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좋은 성향으로 활용할까입니다.
책에서는 ADHD 성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고 나와 있는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그 기준에는 맞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직업을 갑자기 바꿀 수도 없는데... 책에서는 이런 여러 부분을 다루는 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대부분의 분량을 진화론적 관점이나 사례를 다루는데 (체감상 80%?) 오히려 그 부분은 짧게 끝내고 이런 부분을 더 다루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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