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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어쩌다 한국인 (허태균) : 한국인의 심리는 뭐가 다를까?

by 개발자 진개미 202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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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반드시 통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나라의 사람들은 국민성이란 걸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행동을 한국인이 특히 많이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심리적 특성을 이용해 분석한다.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인만 만나면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인을 접하면 확실히 느낀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국인과 외국인, 또 동양인과 서양인, 더 나아가서, 미국인과 유럽인, 혹은 택사스인과 뉴욕인은 다르다. 물론, 모든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문화권에 속해있다고 해서 모든 면이 같은 건 아니다. 하지만 특정 문화권에 속해 있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주체성, 가족확장성, 관계주의, 심성중심주의, 복합유연성, 불확실성회피라는, 6개의 심리적 특성을 한국인을 정의하는 특성이라고 본다. 저자에 따르면, 이 6가지 특성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나타나는 특성이지만, 한국인이 유독 강하거나, 이 조합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마치 이런 것이다.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도 많고, 유머스러운 CEO가 등장하는 작품도 많고, 히어로가 등장하는 작품도 많지만, 로봇이 등장하는 동시에 유머스럽고 능글맞은 부자 CEO가 등장하고 그 CEO가 히어로인 영화는 아이언맨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조합이 합쳐져서, 아이언맨이라는 독특하고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특별한 서사를 만든다. 

 

마찬가지로, 이 6가지 심리적 특성이 합쳐졌기 때문에 한국은 이만한 발전을 이루 수 있었고,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안타깝지만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이 6가지 특성은 뭘까?


특히 설득력 있던던 특성 3가지

6가지 특성을 모두 알아보기엔 내용이 너무 길어질 거 같으니 개인적으로 특히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던 3가지 특성만 알아보자면,

 

1. 불확실성회피 - 무형의 가치를 과소평가

불확실성회피는 확실한 것을 원하는 심리이다. 확실한걸 원하다 보니 아무래도 무형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한국이 불확실성회피가 특히 강해진 것은, 전쟁을 거치고 모든 것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이런 너무나도 결핍되어 있는 사회에서 추성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사치이다. 이런 불확실성회피 덕분에 한국 사회는 확실한 지표를 목표 삼아, 추상적인 가치인 개인의 인권을 상대적으로 무시하여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뤘지만, 그 대가로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없기 때문에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사춘기에 빗대어 표현했고, 한국 사회는 점점 무형의 가치를 찾아가는 단계에 있는 거 같다고 했다.

 

2. 가족확장성 - 모든 관계를 가족의 확장선으로 이해

가족확장성은 모든 관계를 가족의 확장선으로 이해하는 특성이다. 한국인의 정 문화는 이런 가족확장성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모든 사회가 가족을 소중하게 대하긴 하지만, 한국인은 유독 공적이고 사회적인 관계도 가족의 확장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가족 같은 기업문화를 강조한다거나, 정부의 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더라도 큰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분노하는 형태(가족이라면 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더라도 도와줘야 하기 때문)는 이런 가족확장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요즘에는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한국 사회에서도 퍼지고 있어서 점점 이런 경향이 사라져 가는 거 같기는 하다.

 

3. 복합유연성 - 선택의 대가를 과소평가

복합유연성은 선택의 대가를 과소평가하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식당에서 여러 가지 메뉴를 시켜놓고 나눠먹는 것이나, 짜장면인지, 짬뽕인지 선택할 필요 없이 짬짜면을 출시한 것과 같은 게 선택할 필요 없이 모든 것을 누리고 싶은 한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 한다. 물론, 일상에서 이런 것은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나, 국가에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 하려는 경향이 있어 그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여러가지 특성이 자세한 근거까지 나오며 있으니 흥미로웠던 분은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아쉬웠던 점

다만, 아쉬웠던 점을 한 가지 꼽자면, 전문서적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지만 근거가 부족하다고 느낀 경우가 많았다. 심리학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심리학 개론을 들었을 때 느낀 바로는, 심리학의 다양한 이론과 가설들은 나름대로의 논리에 더해서 실험으로 입증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책에서는 주장하는 이론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는 내용을 보지는 못했던 거 같다. 물론, 내가 문화심리학에서의 연구 방법론에 무지해 문화심리학에서는 실험이 이론을 뒷받침 하는 적절한 연구 방법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가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내용은 한국 사회가 더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조언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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