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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기타

수학은 왜 쓸데없이 엄밀할까?

by 개발자 진개미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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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수학이 아닌 대학수학을 한 번이라도 배워 본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을 당연하게 가질 것이다. "수학은 왜 이렇게 당연한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거지?" 나도 처음 수학을 배울땐 그런 의문을 가졌고, 처음에는 단순히 지적허영심이라고 생각했다. 내 친구는 심지어 수학자들이 변태라서 그런거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학을 더 배워보니 알게됐다. 수학이 엄밀한 데는 놀랍도록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수학이 당연한 것을 증명하는 이유!

수학이 당연한 것을 증명하는 이유는 직관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익숙하기 때문이다. 중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1+1=2를 당연하게 생각하는것도, 사실은 익숙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직관에 의지해서 수학을 하게 되면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우리가 익숙한 대상에 대해서만 알고 싶은게 아니다. 익숙하지 않지만 우주에 나가고 싶고, 익숙하지 않지만 양자역학을 연구해서 반도체를 만들고 싶고, 익숙하지 않지만 컴퓨터를 이해하고 싶다. 만약 수학이 당연한 것을 증명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당연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사고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조금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직관을 배제하고 엄밀한 논리에 의지해서 수학을 연구한다면, 우리의 직관이 사라져도 엄밀한 논리는 남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심지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 해 나갈 수 있다.

 

여기서, 만약에 수학이 엄밀하지 않고 애매했다면, 엄밀한 논리에 의지해서 직관이 없는 대상을 연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은 엄밀하게 당연한 것들을 증명하며 직관이 배제되는 대상을 연구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직관이 통하지 않는 대상의 예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의 직관이 통하지 않는 예는 무엇일까? 

 

1. 임의의 n-차원

우리는 3차원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직관은 3차원 혹은 2차원에 한정되어 있고, 그 이상의 차원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차원을 추상화하여 다루고, 3차원에서 가능한 연산을 임의의 n차원에 확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선형대수학 시리즈(예정) 참고.

2. 비유클리드 기하학

우리는 평면의 대상, 즉 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중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유클리드 기하학을 배워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당연히 180도 같다. 하지만, 곡면에서는 어떨까? 쉽게 생각해 지구의 표면에서 삼각형의 합이 180도 일까? 그렇지 않고, 우리는 곡면에서 일하나는 기하학에 대해 직관이 없다. 이에 관해선 엄밀한 기하학 시리즈(예정)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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