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대학생이 되면서 까지, 학교라는 시스템과 인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아무래도 또래들 사이에서 즐겁게 어울리는 대신에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깊은 고민들을 하기 시작한 거 같다.
학교는 다닐때는 학교 시스템이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구속한다고 생각했고, 그랬기에 학교를 그만뒀지만, 막상 그만두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점도 있었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사실 깨달음이라고 하지만,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생각이기에 정답도 아니고,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할 거 같다.
- 학교라는 시스템은 생각보다 좋다
- 자유로운 삶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 나는 남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
학교라는 시스템은 생각보다 좋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불만들이 잘못된 의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교는 분명 많은 문제점이 있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서 더 좋은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건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학교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했던 나 같은 사람이 막상 학교를 나가보니, 학교라는 시스템이 꼭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됐다.
학교라는 시스템이 맞지 않는 사람이 분명 있을 수 있다. 학교 시스템은 표준화된 사람을 가정하고, 이 사람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인간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교육들을 제공해주는 장소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한 표준적인 인간과 조금 다르기에 교육 시스템이 완벽히 맞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괜찮게 적응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적인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자칫하면 살아가는데 필요한 스킬들을 익힐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도에 있어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자퇴를 한 사람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졌고, 그래서 좋은 기회를 놓친 경우도 많았다. 사실 당연한게, 학교에 가면 좋든 싫든 많은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중고등학생이 아무런 감시도 없이 혼자 있을 때 학교에 있을 때만큼 공부를 많이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 가면 비슷한 환경에 있으면서 같은 나이인 친구들과 친해지고 매일 보게 된다. 자퇴를 하면 이게 전혀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등학교 때의 이런 환경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자퇴를 한다는것은 학교의 이런 시스템을 모두 포기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유로운 삶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자퇴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은퇴 후의 삶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룬 것도 없고 돈도 없기 때문에 은퇴와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굉장히 행복할 줄 알았다. 실제로 자퇴한 직후 몇 개월간은 행복했다. 공부를 아예 안 하진 않았지만, 아침 일찍 학교를 가서 저녁 늦게 오는 삶을 반복하다가 매일 늦게 일어나도 되고, 새벽 늦게 자도 될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것을 자유롭게 하는 하루가 계속되니 행복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많아봤자 3개월 갔던 거 같다. 많은 사람이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사는걸 매일 꿈꾸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삶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휴식이 달콤한 이유는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매일 학교를 가거나 출근을 할 때는 이것만 안 하면 행복할 거 같지만, 막상 진짜로 그런 삶이 찾아오면 금방 익숙해져 또 지루함이 찾아온다.
사람은 성취하는 뿌듯함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거 같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은 게을러서 혼자 있으면 성취할 수 없다. 결국, 사회라는 시스템에서 떨어져서 지내면 성취가 없어서 괴로우면서도, 게을러서 노력하지 않는 하루가 반복돼서 괴로울 뿐이다. 자퇴나 퇴사를 고민하는 분은, 이런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는 남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
자퇴를 하기 전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기에 외로움을 타지 않는 줄 알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혼자서 공부하는 건 힘들다고 말렸지만 나는 혼자서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마음속으로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좋다고 한 것들은 대부분 실제로 해 보면 정말로 좋다. 우리 사회가 평범한 것을 강조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그 평범함이 사람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마치며
나는 굳이 따지자면 자퇴를 후회하는 편이다. 처음 자퇴를 후회한다고 느낀 날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거 같아서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퇴를 했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자퇴를 하실 거라면 신중하게 생각해 후회 없는 선택 하시길 바라고, 만약 이미 하셨다면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서 앞으로 후회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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