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과학

심리학 수업을 듣고 알게 된 사실들

by 개발자 진개미 2021. 4. 21.
반응형

원하지는 않았지만, 교양 필수로 심리학을 들었다. 처음에는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밌었고, 흥미롭고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지식이 많았다. 오늘은 심리학 수업을 듣기 전에는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 5개를 알아보자. 

 

(시작하기 전에, 저는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심리학을 자세히 알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포스트는 제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심리학 개론 수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을 정리한 거뿐입니다. 따라서, 100%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따라서 공신력있는 정보 출처가 절대 아닙니다.)

 

1. 심리학은 과학적인 학문이다

2. 인간의 감각과 기억은 생각보다 더 객관적이지 않다

3.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록 그 대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Entrapment)

4. 우리의 생각은 매우 편향적이다 (Biases)

5. 정신병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일어난다

 


1. 심리학은 과학적인 학문이다.

심리학 수업을 처음 들었을때 교수님이 한 말씀은, 심리학은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제 학문이 다른 대표적인 학문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흔히 심리학을 들으면 상담을 생각하고, 생각을 읽는 것을 생각하고, 좋아하는 색깔에 따른 심리 테스트나, 성격 테스트를 생각한다. 물론, 이것들 중 일부도 심리학의 일부긴 하지만, 실제 심리학의 연구 대상과 방법론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심리학 첫 수업은 과학적 방법론이었다. 심리학은, 과학적으로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인간의 심리는 뇌의 구조와 화학적 작용에서 나타난 결과물이기 때문에, 심리학은 과학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뇌를 직접 뜯어서 연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심리학은 많은 부분 실험자의 주관적인 보고(Self-Report)나 엄격한 연구윤리하에 제한적인 인체 실험(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과학에 비해선 그 객관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심리학은 끝없이 과학적인 엄밀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렇기에 모든 이론은 실험이 뒷바침된다.


2. 인간의 감각과 기억은 생각보다 더 객관적이지 않다

인간의 감각과 기억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같은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우리의 감각과 기억은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밝혀냈다.


첫 번째 실험은 이렇다. 피실험자에게 어렸을 때 백화점에서 길을 잃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백화점에 갔는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네가 없어져서 깜짝 놀랐지 뭐니! 그때 너는 사탕을 물고 있었는데 방송에서 사탕을 물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신 분은 연락 달라고 하고! 그런데 너는 태평하게 장난감을 보고 있었어" 같은 식이다.

 

물론, 피실험자는 기억하고 있지 않다. 지어낸 일이기 때문이다. 피실험자는 당연히 처음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피실험자는 이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믿기 시작한다. 심지어 없었던 일인데도 새로운 사실을 추가해서 말하기 시작한다.

 

"맞아! 그런 일이 있었어! 그때 바닐라 맛의 사탕을 먹고 있었는데, 공룡 장난감이 너무 보고 싶어서 정신 팔려서 갔어!"

 

없었던 일인데, 당연히 사탕의 맛과, 무슨 장난감을 봤는지 알 리가 없다. 충격적인 것은 피실험자는 지어낸 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확신했고, 부모님이 아무리 나서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도 믿지 않았다.

 

처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한지 나도 믿기지 않았지만, 이런 실험을 반복했을 때 정말로 많은 사람이 없던 기억을 믿었다고 한다. 우리는 기억 앞에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 기억은 컴퓨터에 입력되는 것처럼 완벽하게 저장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 현재 상황이나 느낌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


두 번째 사건은 이렇다. 미국 전역에서 갑자기 부모님에 의해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유년시절에 당한 성폭행은 분명 비극이지만, 이런 동시다발적인 고발이 일어난 것을 수상하게 생각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자칭 '상담사'들이 유년시절의 성폭행 기억은 억압된다고 하며 내담자에게 계속 지금 내담자가 힘든 것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그렇다고 상기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내담자들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그런 분이 아니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정했지만, 점차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게 된 것이다. 이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멀쩡하던 가족이 순식간에 말도 안 되는 의혹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유년시절에 성폭행을 당했던 분들은 그 진의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두 가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실험과 사건을 통해 심리학에서는 기존 기억이 조작되거나 새로 만들어지는 이른바 오정보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3. 시간과 노력을 쏟을수록 그 대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Entrapment)

사람들은 왜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까? 왜 바람피운 상대와 한 번에 헤어지기 어려울까? 그 정담은 Entrapment에 있다. 잘못됐다고 안 행동이라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면 그 시간과 노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람은 한 번에 그 행동을 그만두기 힘들다. 사이비 종교가 포교 활동을 할 때 몇 시간씩 카페에 잡아놓고 얘기를 하는 이유도, 다단계가 세미나에 참석시키고 나갈 수 없게 붙잡아 두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사이비 종교와 다단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점점 내가 쏟는 시간과 노력이 늘 수록 한 번에 그만두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생각하면, 하기 싫은 게 있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으면 그 대상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예를 들어, 영어를 배우기 싫다면 많은 시간을 쏟아서 영어를 접하고, 공부하면 영어를 그만두기 힘들지 않을까? 물론, 이는 그냥 혼자서 해 본 생각이다.


4. 우리의 생각은 매우 편향적이다 (Biases)

정치를 봐도 그렇고, 인간관계를 봐도 그렇고, 사람은 스스로를 편향되고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이상하다. 우리 모두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도대체 잘못된 사람은 누굴까? 이는 인간의 생각이 편향적이기 때문이다. 특정 대상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면, 사람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그 대상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 질문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서도 대답이 달라진다. (프레이밍 효과, Framing Effect)

 

몰랐던 사실이나 잘못된 사실을 알아도, 내가 원래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생각한다. (사후 과잉 확신 편향, Hindsight Bias) "아, 내가 저럴 줄 알았는데!", "그니깐 내가 말했잖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만 같다. 이런 경향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난다. 나 또한 이러한 편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또 자기의 신념에 맞는 정보들만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인다. (확증편향, Confirmation Bias) 똑같은 토론을 봐도, 정치 성향에 따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더 잘했다고 확신하고, 

 

이와 같이 우리는 감정과 상황에 크게 좌우돼서 객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다만 이런 사실을 알고, 생각에 겸손하지만 여전히 편향적인 사람과,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어느 쪽이나 편향적이지만, 우리가 편향적이란 사실을 상기할수록 우리는 조금이라도 현명해질 수 있다.


5. 정신병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일어난다

정신병은 다른 감기나 장염 같은 물리적인 병과는 달리 왠지 의지나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의지나 감정도 뇌의 화학적 작용에 의해 일어나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나쁜 일이 생겨서 일시적으로 우울한 게 아닌, 긴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우울한 우울증은 개인의 의지나 환경의 변화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조울증과 같은 인식이 안 좋은 병도,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고 한다. 


심리학을 들었을때 적은 노트들


 

반응형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리학이 무엇일까?  (0) 2021.08.02
진화론은 정말 사실일까?  (0) 2021.04.27
과학 잡지 뉴턴 1년 구독 후기  (0) 2021.03.29
과학이란 무엇일까?  (1) 2021.03.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