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저는 특이하게도 미국 대학을 다니지만 교환학생으로 한국 대학을 1학기를 다녀 봤습니다. 물론 1학기를 다닌 것으로 한국 대학 문화를 전부 알 수는 없지만 미국 대학에 있을 때 친해진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 분의 얘기를 종합해서 미국 대학은 어떤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미국 대학을 다녀본 후기를 남겨 보고자 합니다.
🐜 처음 미국 대학에 가서 느꼈던 점
🐜 대학을 제외하면 시골이다
모든 미국대학에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만 미국 대학에 가서 처음 느낀 건 대학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주위에 상업시설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홍대거리, 이대거리, 건대거리 등 대학 주변에 상권이 발달되어 있고 놀거리도 많지만 미국은 NYC 같은 도심 속 대학이 아니면 주로 시골에 있습니다.
대학 생활은 공부만 하는게 아니라 여가도 중요한데 시골에 살아야 한다는 점은 어떤 분들에게는 큰 마이너스 일 수 있습니다. 사실 그 어떤 분에 저도 포함돼서 처음에는 꿈꾸던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 할거 같다는 생각에 섭섭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공부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인 거 같아 나름 만족하며 다녔습니다.
🐜 수업의 질이 좋았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으면 확실히 수업의 질이 좋았습니다. 가끔 수업을 들으면 그 분야에서 유명한 교과서의 저자인 분도 있었고 강의력도 뛰어난 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가성비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대학교의 등록금은 악명이 높은데 그 등록금의 값어치를 100% 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NO!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캠퍼스가 크고 예쁘다
제가 주로 있었던 이과대학의 경우 건물 전체가 물리학과, 수학과, 생물학과, 컴퓨터공학과여서 시설도 쾌적했고, 내부 구조도 특이하고 모든 건물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 미국 대학에서 충격 받았던 점
처음 대학을 갔을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적응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소개해 드릴려 합니다!
🐜 학생들이 수업 중간에 나간다?
제가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 교수님이 수업을 하고 있을 때 학생들이 자유롭게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수업을 계속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화장실을 가는 것이 아닐까 했지만 놀랍게도 가방을 챙겨서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수업 막바지쯤에 나간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정말로 수업 중간에 자유롭게 나갑니다.
나중에 친해진 미국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냥 수업이 지루해서 혼자서 공부하는게 나을 거 같아서 나갔다고 합니다. 학생은 엄연히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제공받는 입장인데 당연히 그래도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해서 납득하긴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참고로 저희 학교는 출석체크를 안 합니다.)
🐜 과제가 너무 많다
처음 대학교를 입학해서 왠지 모르게 조금 쉬면서 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큰 착각이였습니다. 무려 첫 주부터 과제 지옥이 시작됐고, 거진 1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특히 수학과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을 경우 과제 난이도가 쉬운 것도 아니여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처음 들었던 프로그래밍 수업에서는 거진 50개의 프로그래밍 과제와 최종 과제로 매일 머리를 싸맸고, 거의 모든 수학과 수업은 심도 높은 증명 과제를 매주 요구했습니다. 교양 과목이라고 과제가 적지도 않았습니다. (후에 나오겠지만 미국은 교양과목이 따로 없으니 다른 전공생 입장에서는 전공수업이니 당연합니다) 음악 교양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이론과 관련된 과제와 때때로 작곡을 요구했고, 물리과목에서는 1주일에 100문제 정도의 물리 문제를 온라인으로 풀게 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내내 학기 중에는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의 한계를 매일 시험했습니다. 대학 자체가 이런 건지 미국 대학이 이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혼자서 공부했을 경우에는 자신의 한계에 이 정도로 도전하지는 않았을 거 같아 대학을 이래서 다니는 건가 싶었습니다.
🐜 시험이 너무 많다
모든 과목이 그러진 않았지만, 시험이 너무 많았습니다. 보통 시험을 중간고사라고 하는데, 미국 대학의 경우는 중간에 1번 보는게 아니라 중간 중간 계속 봤습니다. 많은 과목이 중간고사 2개에 기말고사 하나는 꼭 있었고, 심지어는 시작하고 2주만에 중간고사를 본 과목도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문제점은 스케줄이 꼬이면 거진 2주에 한 번 중간고사가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한 번은 전공과목만 5개를 들었는데, 정말 한 학기 내내 시험만 보면서 살았습니다.
🐜 계속 비싼 뭘 사라고 한다
이상한 투표 장치, 쓸데없는 온라인 수강권 등 쓸데 없이 비싼 것들을 계속 사라고 해서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수업에 꼭 필요한 거면 사겠지만 왜 휴대폰으로 안 하고 투표 장치가 따로 필요한지, 온라인 수강권은 안 들어도 될 거 같은데 왜 추가로 사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한국 대학과의 차이점
🐜 교수님들과의 의사소통이 자유롭다.
수업을 들으면서 모르는 건 바로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질문하고, 그 외에 모르는 게 생기면 정해진 Office Hour에 찾아가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포럼에 올리거나 이메일을 해서 교수님과 언제든지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언제든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신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학에서는 이런 것이 상대적으로 망설여졌습니다.
일단 어떤 문체로 교수님과 접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낼때도 이런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내도 될까 싶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경직되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정말로 별거 아닌 내용까지 자유롭게 질문하고, 교수님과 잡담하기 위해 Office Hour을 찾아가는 분위기였기에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었지만, 그런 문화가 한국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 학생들 간의 교류가 거의 없다.
이건 직접 들은 것은 아니고 전해 들은 거지만 한국 대학에서는 같은 과끼리 또 학생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과의 같은 학번이면 다 알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일단 같은 과라고 다 같은 수업을 동시에 듣는 것도 아니고 한 과에 많으면 몇 백명도 있을 수 있기에 친목을 다지기가 애매합니다. 게다가 복수전공을 하는 경우도 많고 그 전공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기에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이런 문화는 한국대학이 부럽습니다. 저는 크게 외향적인 편이 아니라 기회가 없으면 다가가서 많은 친구를 사귀는 편은 아닌데 이런 개인주의적인 미국 문화와 겹치니 친구를 사귀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 교양수업이 따로 개설되지 않는다
한국대학에서 가장 낯설었던 문화 중 하나는 교양 수업이 따로 개설된다는 것이였습니다. 미국 대학에서는 딱히 교양수업을 따로 개설하는 게 아니라 그 전공 수업의 입문 강좌를 다른 학과의 학생들도 같이 듣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 덕분에 복수 전공이 활발하고(공학 전공은 예외) 특히 교양으로 많이 듣는 입문 강좌의 경우 그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수학과 강좌는 5개 수업이 동시에 열리기도 합니다.) 한국 대학의 교양 과목을 들어본 적은 없어서 서로의 장단점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교양 과목 전공과목 구분 없이 하는 게 더 배움을 촉진시키고 효율적인 거 같습니다.
위의 내용은 제가 다녔던 미국 대학과, 제가 잠깐 진학했던 한국 대학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대학에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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