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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

B2B vs B2C, 개발자 입장에서 비교해 보기

by 개발자 진개미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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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B2C?

회사가 제품을 다른 회사에게 파는지, 대중에게 파는지

 

먼저 B2B와 B2C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B2BBusiness to Business, B2CBusiness to Consumer를 각각 줄인 말 입니다. 여기서 to가 2와 발음이 똑같기 때문에 저렇게 줄여서 씁니다.

우리가 살면서 고객으로서 접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B2C 제품입니다. 삼성이 만드는 TV, 애플이 만드는 스마트폰... 그래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만 물건을 사는게 아닙니다. 회사도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삽니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고 해도 회사 운영에 필요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내 메신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물론 직접 만들 수 있지만 대부분 슬랙 (Slack) 같은 B2B 제품을 사서 씁니다. 일반적인 대화를 위한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 비해 사내 메신저는 협업을 위해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룹 만들어서 멘션, 알림 기능 세부적으로 관리, 현재 상태 표시, 회사에서 개발한 기능들을 쉽게 연동하기 위한 API 제공 등)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내부에서 이걸 만드느니 본업에 집중하고 전문적으로 개발되고 검증된 여러 솔루션을 사는게 더 이득입니다.


B2C와 B2B를 모두 경험하며...

저는 현재 회사인 토스에 입사해 2개의 팀을 거쳤는데요. 각각 B2B, B2C 였습니다. 그래서 느껴지는 차이나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이 맞는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데 이걸 오늘 정리해 볼까 합니다.

  • 1번째: [B2C] 대출 중개팀
  • 2번째: [B2B] 정산팀

 


개발자는 B2B를 비선호한다?

일반적인 인식은 개발자는 B2C를 선호한다는 겁니다. 이 인식은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 이건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B2B에서는 대규모 트래픽을 경험할 수 없다.

슬랙도 B2B이지만 많은 트래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세계적으로 쓰는 메센저라는 도메인의 예외를 겉어내면, 대부분의 B2B 서비스들은 실시간성이 덜 중요하고, 트래픽이 없는 내부 어드민 같은 제품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대규모 트래픽을 다룰 때 필요한 사고방식, 기술, 경험은 시장에서 큰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대규모 트래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발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B2B에서는 이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비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 B2B는 살면서 쓴 적이 없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

예를들어 SAP이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영업회계 시스템이 있는데요. 독일의 시가총액 1위로 삼성 같은 대기업이지만... 들어본적 있으신가요? 어디 유명하지 않는 회사 말하는거 아니냐구요? SAP은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전세계 대부분의 회사가 쓰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관련 일을 하지 않으면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네이버 웹툰, 토스, 배달의 민족 같은 서비스는 어떤가요? 들어본적 있을 뿐만 아니라 즐겨 쓰고 좋아하는 제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나만 알고 좋아하는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좋아하니, 이 제품들을 개발한다고 하면 훨씬 더 관심이 가고 자부심이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B2B vs B2C 1탄: 대규모 트래픽의 빛과 어둠

대규모 트래픽... 말만 들으면 좋습니다. 확실히 대규모 트래픽을 경험하면서 개발자로서 굉장히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 장애를 내고 대응하면서 항상 예외를 생각하고 테스트를 철저히 하는 습관이 생김
  • 무중단을 위해 하는 다양한 고민들
  • 여러 동시성 문제를 다루면서 한 고민들

 

그래서 개발자라면 대규모 트래픽을 꼭 경험해 봐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점만 있을까요? 제가 있던 팀은 회사에서 B2C 중에서는 가장 트래픽이 적은 팀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 주말에도 계속 울려대는 슬랙 에러 알림을 간단히라도 계속 확인해야 함
  • 생일이였는데 당일에 배포하다 장애가 나서 저녁 약속에 못 감
  • 배포할 때 마다 모니터링 하며 장애가 날까 두근두근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보고 몰입감을 생각하면 B2C가 그리울 때가 많지만, 당장의 삶의 질과 개발자로서의 성장은 어쩌면 B2B가 더 좋은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B2B 단점: 노잼 도메인

정산, 세금 계산서, 인보이스, SAP, 미수채권, 상계... 이 단어를 보고 와! 알아가고 싶다! 라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B2B의 가장 큰 단점은 노잼 도메인 같습니다. B2C도 개인에 따라서 재미 없다고 느끼는 도메인이 많을 수 있지만, B2C는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금융 도메인에 관심 없다면 쇼핑, 음식, 패션 등 여러 도메인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B2B는 보통 모든 회사에서 필요한 영업, 회계, 정산 등을 다루기 때문에 결이 비슷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B2B는 B2C에 비해 도메인을 훨씬 깊게 다뤄야 합니다.


B2C 단점: 허울뿐인 기술적 성장

B2C에서 대규모 트래픽을 다루면 기술적인 성장을 할까요? 물론 초반에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자나며 결국 하는건 비슷해 집니다. 트래픽이 튀면 Redis를 붙이고, 하면 안 되는 코드 안티패턴을 고려하고...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차지 하는게 있습니다.

B2C는 고객에게 주는 제품을 다룹니다. 이 말은 운영성 업무가 생각 외로 많다는 겁니다. 저는 살면서 서비스 맨 밑에 주의사항을 설명해 놓은 Disclaimer약관 동의문을 읽어 본 적이 1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도 모두 신경 써야 합니다. 이게 개발자의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Admin이 잘 갖춰져 있고, 플랫폼화가 돼 있다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통 코드에 박혀 있거나 DB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개발자가 해야 합니다.


결론: 개인에 성향에 맞는건 있겠지만 어디에나 기회는 있다

B2B와 B2C를 경험하면서 느낀건, 저는 확실히 B2C가 맞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 제 개인 성향이 제품에 관심이 많음
  • 기술적인 것에 그렇게 관심이 크지 않음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제품에 관심이 없거나 기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으면 B2C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B2B를 경험하면서 B2C에서는 하지 못 했던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 제품적으로는 회사에 꼭 필요하지만 보통 관심은 없는 영업, 정산 등의 도메인을 알아가는데서 약간의 재미를 느낌
  • 계속 바뀌는 요구사항과 서비스 확장에 급급하느라 꼬이고 꼬여버린 다양한 서비스들을 효율화
  • 대규모 정산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겪는 여러 문제 고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규모 트래픽을 겪으며 하는 기술적 성장과는 다르지만, 분명 의미있는 성장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B2C가 그리워 결국 B2C에 갈 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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